신민호 변호사

대법원 72% 기각, 상고이유서 이 3가지 절대 금지

2,1902026-05-10 12:17상태: pub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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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민사전문·형사전문으로 등록된 법무법인 저스트 신민호 변호사입니다. 얼마 전 상담에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2심까지 졌지만 대법원 가면 한 번 더 기회가 있지 않나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2심까지 싸워오신 분이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법률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4년 1~5월 기준 민사 본안 사건의 72.3%, 가사 사건의 82.3%가 심리불속행(심리 없이 기각)으로 종결됩니다. 상고이유서가 대법원의 언어로 쓰이지 않으면 내용을 보기도 전에 문이 닫힙니다. 혹시 지금 상고를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이 세 가지만큼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고이유서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3가지를 실제 판례와 함께 짚겠습니다. ## 첫 번째 금지: "2심이 증거를 잘못 봤습니다" 가장 흔하고, 그만큼 가장 자주 기각되는 유형입니다. 억울한 마음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기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원심은 증거를 잘못 판단했습니다", "CCTV를 다시 보면 다릅니다" — 이런 주장은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증거를 새로 평가하는 일은 1심·2심, 즉 사실심의 역할이고, 대법원은 법령 해석의 오류를 바로잡는 법률심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대법원은 '사실을 다시 보는 곳'이 아니라 '법을 올바르게 적용했는지 확인하는 곳'입니다.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도1755 판결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에서 피고인 소변에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원심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검사가 "증거를 잘못 봤다"며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증거 판단이 자유심증주의(법관이 논리와 경험 법칙에 따라 증거를 자유롭게 평가하는 원칙)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국가기관인 검사도 기각당하는 유형입니다. 물론 모든 사건이 같지는 않지만, 이 유형은 누가 제출하든 가장 먼저 걸러집니다. 사실오인을 문제 삼고 싶다면 "원심이 잘못 봤다"에서 끝내면 안 됩니다. 원심 판단의 어느 부분이 경험법칙·논리법칙에 위배되어 법령위반에 해당하는지 구체적 오류를 특정해야 합니다. ## 두 번째 금지: "법리오해"만 쓰고 내용은 없는 경우 두 번째는 그럴듯한 단어만 있고 내용이 없는 유형입니다. 막막한 심정에 법률 용어를 채워 넣다 보면 나오기 쉬운 형태입니다. "채증법칙 위반, 법리오해,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습니다", "정의와 형평에 반합니다" — 억울함은 담길 수 있지만 상고이유로는 특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83. 5. 24. 선고 83도887 판결에서 상고인은 "채증법칙을 위반했고, 법령 적용이 잘못됐으며, 형도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물었습니다. 어느 증거가 문제인지, 어떤 법령이 잘못 적용됐는지, 구체적으로 무엇이 부당한지. 다만 상고이유서에는 그 답이 없었습니다. 결론은 기각이었습니다. 대법원 2000. 4. 21. 선고 99도5513 판결도 같은 취지입니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가 있다"는 한 줄만으로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고 명시했습니다. 대법원은 '법리오해'라는 단어를 보지 않습니다. 어떤 법리를, 어떻게 오해했는지를 봅니다. 원심판결의 어느 부분이 어떤 법조문·판례 기준에 비추어 어떻게 잘못됐는지까지 써야 상고이유로 읽힙니다. ## 세 번째 금지: 제출 기한을 놓치는 것 내용보다 앞선, 그러나 가장 많이 놓치는 문제입니다. 준비를 열심히 하셨더라도 기한 하나로 모든 것이 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항목은 특히 무겁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민사소송법 제429조는 상고인이 기간 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고법원이 변론 없이 판결로 상고를 기각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민사 사건은 통상 소송기록 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가 기준입니다.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공사대금 사건(반소 청구금액 약 8억 6천만 원)에서 담당 변호사가 상고장은 냈지만 상고이유서를 기간 안에 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2021년 4월 15일 민사소송법 제429조에 따라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후 의뢰인이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법원은 변호사 측의 정신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 위자료 1,500만 원을 명했습니다. 다만 재산상 손해배상은 쉽지 않습니다. "기한이 지켜졌다면 대법원에서 이겼을 것"임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대법원 93다62508 판결 취지). 기한을 놓치면 아무리 좋은 법리 주장도 의미가 없습니다. 전자소송 송달일과 기산점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상고심의 출발점입니다. ## 상고심이란 어떤 곳인가 대법원은 세 번째 재판 기회가 아닙니다.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이 사실을 상고 전에 충분히 안내받지 못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는 헌법 위반,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는 해석, 중대한 법령위반 등이 없다고 보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억울함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 감정이 법률심에서 다툴 수 있는 형식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심리 자체가 열리지 않습니다. 상고이유서는 "저는 억울합니다"가 아닙니다. "원심판결의 이 부분은 이 법리에 비추어 위법하고, 그 위법이 결론에 영향을 미쳤습니다"로 써야 합니다. 그것이 대법원의 언어입니다. 지금 상고를 준비 중이신 분이라면, 스스로에게 한 가지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내 상고이유서에는 '어떤 법령이, 어떻게 위반됐는지'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까? 그 답이 분명하지 않다면, 먼저 전문가와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본문 글자수: 약 1,580자]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담고 있으며, 구체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합니다. #상고이유서 #상고심 #대법원기각 #심리불속행 #상고이유서작성